작성일 : 09-10-29 09:28
골판지원지가격 폭등은 상생의 도를 실종시켰다는 후회를 남길 것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994  
1. OCC 및 원지가격 폭등
  골판지원지업계는 골심지와 라이너 가격을 대폭 인상결정하고 골판지포장  업체에 8월 하순부터 올리겠다는 내용을 통지하고 있다. 업체에 따라 8월 5일부터 25일 사이에 골심지는 톤당 38만원 라이너 SK180은 47 ~ 48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감안할 때 골심지의 경우 30 ~ 40%, 라이너의 경우 15%이상의 인상률에 이른 것으로 보여 진다.
 골판지원지업체들이 밝히고 있는 인상 이유를 살펴보면 지난 연초 경기위축으로 가격인하 경쟁이 심하게 이루어져 원지가격은 단기간에 속절없이 떨어졌는데 반해 폐지가격은 6월부터 상승세를 타다 지금은 톤당 16만원선을 보이고 있어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고 있다고 밝히고, 폐지 공급도 부족하여 8월부터는 생산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원지가격 인상 흐름은 자연스런 시장 논리라는 설명이다.

2. OCC부족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골판지포장업계의 입장은 폐지가격 대비 골심지, 라이너의 가격이 저가임을 인정하지만, 이는 원지업체들의 과잉경쟁의 결과물이었고 이로 인해 골판지, 골판지상자 가격은 그 이상 인하 수순을 밟아 왔고 단기간 인하로 인해 실제로 저가 구매 기회가 많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원지가격 인하로 인한 실익이 없었을 뿐 아니라, 이제와서 골판지원지가격이 갑자기 인상된다면 제품가격에 쉽게 연동반영하기가 만만치 않아 예상치 못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원지업계의 가격 인하경쟁은 골판지포장업계에 제품가격 인하 등에 영향을 미쳐왔는데 상황을 무시하고 돌변하여 가격을 폭등시킨다는 것은 거래상대방을 배려하는 상생의 도를 무시한 염치없는 우월적 행위임이 분명하다. 또한 원지업계에서는 원료인 폐지공급난에 따른 가격 급등을 얘기하지만, 실제 대중국 OCC수출실적은 7월 들어 7,500톤에 불과하여 예년의 월평균 20,000톤의 30%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며, 골심지의 동남아 수출량을 확인해 볼 때도 폐지의 해외유출로 인한 국내 공급량 부족은 결코 답이 아니라는 것은 자료로도 확인가능하다.

3. 또다시 노출된 유통구조의 문제점
 따라서 내가 보는 OCC의 부족은 실제상황이 아니라, 장마기가 길었던 탓에 회수량이 수요에 비하여 적어지면서부터 OCC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 심리적 요인이 중첩하면서 조성된 현상이라는 판단이다.
지난 6월 이후 장마가 길었던 점에 비추어 폐지 회수가 적어지면서 일시적으로 폐지 공급이 줄고 이를 계기로 가격이 인상되고 폐지업계는 가격이 인상되리라는 기대심리로 폐지출하를 늦추고, 동시에 원지가 인상을 걱정하는 골판지포장업계와 지함업계는 가수요를 야기시켜 본의 아니게 골판지원지업계에 가격 인상 분위기 또는 명분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업계 일각에서는 『제지업체 창고에 쌓인 원지 재고가 골판지포장업체 창고로 이전되는 일』이상도 이하도 아닌 유통구조의 문제라는 평가에 대하여 고개 끄덕여지는 측면도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일이다.

 가격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시장원리를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긴다면 이번 인상에 대한 우려가 크게 가슴에 와 닿는다. 골판지상자 시장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냉골이고 골판지원지 수출이 재고적체를 해소할 만한 수준도 아니며, 원료인 OCC의 수출이 예년처럼 많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일시적 동맥경화와 같은 원자재 부족이 공급가격 폭등이라는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겠는가라는 회의적 시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지경부 등에서 추진되는 품질향상 및 가격 수급 안정화를 위한 폐지공동집하장 조성계획 등은 유통구조 개선을 기대할 만한 일이지만, 이해당사자들의 입맛대로 시장이 쉽게 움직여진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며 극복해야할 대상 1호가 아닌가 여겨진다.

4. 3개업종간 체결한 상생협약의 정신이 아쉽다
 우리는 지난해 6월 23일자로 작성된 제지, 골판지, 지함업계가 합의한 상호공존을 위한 협력협약서에 주목하고자 한다.
 당시 급등하는 원지가격과 기타 부자재가격의 폭등장 속에서 경영난 해소를 위해 상호 신뢰 상생협력을 바탕한 4개항 합의 내용에 따르면, ① 5대 주요 일관업계는 골판지 연관산업계의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와 공정거래 풍토 조성을 위해 중추적 역할을 다하고, ② 원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해 원지 및 폐지 수출 자제를 위한 제도도입 노력, ③ 가격인상 시 납품단가 반영을 위한 충분한 유예기간 설정, ④ 상생을 기반한 상호소통과 고통분담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었다.
 이 정신에 따르면 원지업계의 경영상 필요에 의해서 또는 입맛대로 큰 폭으로 올려야만 한다고 고집부리는 것은 합의정신 어디에도 부합하지 아니하고, 골판지나 지함업계의 경영상 어려움은 고려점이 아니라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할 노릇이다.

5. 상생정신의 실종은 후회를 남길 것
 우리 골판지포장업계는 지난 6월경 지방 골판지원지업체 최고경영자들을 초청하여 가격 및 수급 안정화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요청을 한바 있었다. 당시의 치열한 원지업체간 경쟁은 결과적으로 골판지포장업계간 경쟁으로 이어지고 궁극에는 공멸한다는 우려를 전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예측이 가능한 수준에서 경쟁완화를 제시하였지만, 그때의 우려가 지금에 와서 현실화된 꼴이 되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또한 나는 이번 인상계획을 통지받고도 일관되게 제지업계와 지함업계와의 대화를 함께 모색하면서 상생을 당부하여 왔다. 가격인상폭을 완화시키고 인상시기도 다소 유예를 주어서 실행한다면 업계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점을 들어 제지업계를 설득하고, 지함업계도 원료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 흐름은 시장원리인데 무조건 반대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대화가 필요함을 얘기해 왔다.
 그러나 제지업계의 입장이 생각보다 완강하고 실제로 원지 공급이 제한적인 마당에 대화와 타협만을 주장하기에는 역부족인 측면이 있어 아쉽게도 상생을 철회한 모양세가 되었지만, 이것은 모두에게 후회를 안겨주는 두고두고 아픈 기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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