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25 10:15
골판지원지업계가 알아야할 불편한 진실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2,455  
골판지원지업계가 알아야할 불편한 진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이  사  장        김  일  영


1. 대양제지 화재로 연쇄적 공급난 발생
 지난 대양제지공업(주) 안산공장의 화재(2020. 10. 12. 01시)로 골판지원지 수급균형이 급속히 붕괴되면서 골판지원지 〈 골판지 〈 골판지상자의 연쇄적 공급난이 현실화되었고, 거래가격도 연쇄적으로 인상 통지되고 있다. 화재발생 당일에 유수의 제지공장 두 곳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가격 인상을 통지한 이래 2주가 경과한 시점에 이르러 대부분의 제지공장에서 조정가격이라는 명분을 달고 가격인상을 통지해 왔다. 화재 당일 인상통지라는 놀라운 반응에 대하여 경이롭게 바라보는 오해도 있었지만, 지난 7월 3일부로 환경부에서 폐지수입의 신고제 실시로 폐지수입이 사실상 장벽을 만나게 되면서 폐지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어 제조원가에 압박을 받아 왔다는 제지회사들로서는 달포 전부터 인상에 대한 입장을 흘리고 다녔다는 점에서 “당일화재 당일인상” 통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 불편한 진실 몇가지
 그러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현 상황을 이해하려해도 안타까운 지점이 있어 골판지원지업계가 새겨야할 불편한 몇가지 진실을 얘기하려 한다.

첫째, 월간 33,000톤의 골판지원지가 사라지면서 급작스럽게 원지 수급난이 발생되었다면, 원활한 수급시스템이 공급자와 사용자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의 정신으로 전개되어야 하는데, 경쟁자인 공급자끼리만 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진듯하여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화재로 인한 공급부족의 발생이 예상된다면 거래처를 대상으로 안정적 공급과 생산차질이 발생되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는 행동이 우선시되어야 하지만, 이번에는 시장에서 피 터지는 경쟁자에게 달려가서 상호 협력과 위기극복의 방책을 논의하고 실행하였다는 일련의 소문들이 있는데 이상해 보인다는 생각이 과한 말인가 여쭙고 싶다. 부디 동반성장과 상생이라는 정신은 동종업자간 관계가 아니라, 거래당사자간 관계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직시해 달라는 것이다.

둘째, 화재로 인하여 골판지원지의 공급난을 계기로 가격인상을 도모하면서 거래처에 따라 차별적대우를 하는 사례가 결코 발생되지 말아야 할 일이다. 도로에서 단순사고가 발생되어 정체가 시작되면 시간경과에 따라 정체는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게 되듯이 7%수준의 공급차질이 발생되면서 순식간에 10%, 15% 수준의 공급 부족으로 심화되고, 이를 빌미삼아 일부 제지업체에서는 예고도 없이 거래거절하고 “계열사 우선공급, 일반거래선 축소공급”을 노골적으로 실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조합에서는 이러한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한 거래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었지만, 다시한번 상생을 거부하는 행위임에 분명하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기업경영하는 입장에서는 변동없이 일관된 가격으로 시장가격이 형성되길 원한다. 그렇지만 공급자 측면에서는 시장을 확장하려는 욕구와 유지하려는 조급함이 쉽게 가격인하를 유혹하고, 공급이 부족하게 되면 지체없이 과점적 지위를 활용 일방적 인상을 실행하지만, 흔들리는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매우 지난한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가격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부디 시장에서 어렵게 형성된 거래가격을 어설픈 욕심으로 함부로 꺽지 마시라는 얘기다.

셋째, 화재가 발생하면서 공급난 발생이 우려되어 골판지포장조합에서는 비상대응체제로 돌입하여 단계적으로 매뉴얼을 실행한바 있다. 화재상황을 파악하여 업계에 전달하고 골판지포장업계에 가수요 자제를 요청하는 동시에 제지업계의 수출자제와 안정적 공급체제 유지를 당부하였다. 또한 부족이 예상되는 골판지원지의 수입선을 확보하기 위해 수입대리점과 접촉하고, 기업중앙회 기자실을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 대언론 브리핑을 전개하였다.

 일련의 매뉴얼을 진행하는 와중에 지방조합원 대표자로부터 골판지포장조합을 탓하는 지적을 받게 된다. 제지업계가 추스르고 감당해야할 일을 골판지조합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면서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번 사단은 제지업체의 화재가 원인이고 그로 인해 골판지원지가 부족하여 야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제지연합회나 제지조합이 나서야할 일을 골판지포장조합이 나서서 설레발치지 말라 직격한 것이다. 나는 제일 큰 피해당사자는 골판지포장업계가 불가피한데 골판지포장조합이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이 결코 잘못된 판단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착잡한 마음 숨길 수 없었다. 부디 일을 저지르고 나면 수습하는 사람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일이 벌어질 때만 골판지포장조합에 기대는 기-승-전-골판지가 아닌, 원인부터 결과까지 일관된 기승전결이기를 골판지원지업계에 드리고 싶은 말이다.

3. 공급사슬체계(Supply Chain System)상 공동운명체
 구조조정이 완성되어 소위 과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공급자 우위 시장을 향유하고 있는 골판지원지업계라지만 시장의 흥망을 결정하는 유통단계는 골판지상자 시장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규모의 경제를 확립한 골판지원지업계의 뜻에 따라 연관산업계는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골판지상자 시장을 간과하면서 독주로 일관한다면 공급사슬체계(Supply Chain System)에 놓인 전업계가 독사과를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골판지상자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End User는 받아줄 여력이 없는데도 일방적인 가격정책과 수급정책을 편다면 시장전체가 화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래전 가격인상으로 모제과 기업에서는 골판지상자 재사용률을 높여 구입량을 줄였던 사례를 기억해 내지 않더라도 가격인상으로 인한 시장 상실의 상황이 언제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주시기 바란다.

 따라서 가격과 수급조절 등에 있어 현란한 기술로 시장을 이끌 것이 아니라, 여하히 골판지상자시장을 키워낼 것이며, 공동운명체라고 하는 공급사슬과정에 놓인 폐지, 골판지원지, 골판지, 골판지상자 제조업 전체가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살펴서 가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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